“아무리 기술이 좋아져도 음악의 본질은 사람의 감성을 건드리는 데 있습니다. 그 본질은 누구나 겪는 일상생활에서 나오거든요. 그래서 대중음악은 듣는 입장에서 만들어야 해요. 지금까지 만든 히트곡들은 가만히 있다가 머릿속에 떠오르는 단어가 출발점인 경우가 많았어요.” – 작곡가 ‘용감한 형제’ –
전시회가 시작되기 전 전시장의 모습은 드넓은 공간에 개미새끼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 휑하고 적막한 공간이다. 이내 부스가 지어지고 제품과 홍보물이 들어차면 전시회가 시작되고 사람들로 가득 차게 된다. 그리고 며칠 있으면 그 모든 것이 사라지고 또 다시 아무도 없고 휑한 공간이 되는 것을 보면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참고 : 전시회가 시작되기 전의 전시장)
전시 마지막 날이 되면 참가했던 수 백 개의 기업은 단 두 가지 부류로 나뉘게 된다. 싱글벙글 기분 좋은 기업과 아침부터 미련 없이 짐을 싸기 시작하는 기업. 그리고 이 두 부류의 차이는 반드시 매출과 계약건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점이 재미있는 특징이다. 물론 매출과 계약건수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다만 그것만이 전시회의 유일한 가치라고 보는 것은 분명 전시회의 잘못된 접근이다. 세상 어떤 플랫폼도 기업의 매출을 담보할 수 없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매출만을 바라보고 참가한 기업이 가령 만족할만한 매출성과를 거두지 못하게 되면 그 기업은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얻는 것 없이 전시회를 끝마치게 되는 허무한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따라서 어떻게든, 무엇이든 반드시 성과를 가지고 나간다는 필승의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모든 기업은 공통적으로 기존고객과 잠재고객에게 접근하고 고객이 흥미를 갖고 사게 하며, 사준 고객이 만족을 느껴 다시 찾고, 다른 고객을 소개해주게끔 하는 순조로운 목표를 지향한다. 사실상 기업의 활동은 이것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업과 마케팅 부서는 이와 같은 미션을 직접적으로 수행하는 조직이고, 다른 모든 부서는 직·간접적으로 영업과 마케팅 활동을 원활하게끔 하는 서포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전시회는 단발성의 광고 수단이나 판매채널로 생각하고 접근 하는 것 보다 기업 활동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중국 CANTON FAIR 현장
우리를 만나러 직접 전시회를 방문해준 수많은 고객들에게 우리제품의 매력과 필요성을 열정적으로 어필하고 흥미를 느낀 고객이 제품을 구매하도록 도움을 주고, 고객의 마음까지 얻을 수 있도록 친밀하고 진정성 있게 운영 했을 때 비로소 매출의 성과뿐만 아니라 평소에 발견하지 못했던 갖가지 아이디어가 보이기 시작한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듯이 세상 모든 일은 인과관계로 이루어져 있다. 전시회의 성과가 만족스러웠든, 만족스럽지 않았던 반드시 그 원인이 있을 것이고 그 원인을 이해해야 성장으로 가는 고속도로가 열리는 것이다. 이러한 마음가짐과 태도로 참가한 기업은 매출성과가 만족스럽지 않아도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다양한 기회들을 포착해낸다. 그리고 그들을 설득하기 위해서 준비하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헤아리고 이해하는 능력이 쌓이게 된다. 고객의 눈높이에서 고민하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고객을 마주하게 되면 그들이 가지고 있는 고충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인터넷으로 각종 거래가 이뤄지는 요즘이지만, 직접 사람을 대면하여 이야기를 나누고 제품을 만져본다는 것의 가치는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전시회 기간 동안 사람들의 삶 속에 있는 일상적인 문제에 대해 이해하게 되는 것은 값진 아이디어를 발견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고객들의 삶 속에 있는 일상적인 문제, 불편하고, 고통스럽거나 고민스럽고, 귀찮은 것 이것을 어떤이는 앞글자만 따서 불고기(귀)라 부른다. 고객이 느끼고 있거나 경험할 수 있는 불고기를 예측하거나 접하게 되면 수정하고 보완해야 만족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구나 직접 경험해 보지 않은 상황에 대해서는 쉽게 불고기를 생각해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전시회 같은 현장에서 고객을 직접 보고, 의견을 듣고, 그들의 말과 행동, 눈빛을 통해 고객의 입장이 되어 보는 활동은 큰 도움이 된다.
전시장으로 기꺼이 방문한 참관객 대부분은 기업과 전혀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수많은 피드백을 아무렇지도 않게 쏟아내며. 끊임없이 불고기에 대한 힌트를 준다. 그리고 이것은 준비가 되어 있는 기업만 담을 수 있는 가치 있는 아이디어이다.
분명 남들이 겪고 있는 사소한 성가심을 생각해 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상대방의 시점에서 스스로를 바라보기 위한 노력은 자신의 약점을 깨닫고 여러 가지 장애나 어려움을 극복하게 해주는 반드시 필요한 활동이다. 비즈니스가 지속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는 사람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불고기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고충이 있는 곳에 기회가 있고 그 고충을 해결해준 기업에게 사람들은 충분한 보상을 느낀다. 궁극적으로 불고기가 중요한 이유는 그것을 해결하고자 생각해낸 아이디어가 결국 가치로 환산조차 불가능한 혁신으로 승화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