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리딩 기업과 가성비로 승부하는 기업의 양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경쟁 상황에서 그동안 리딩 기업에서 만든 혁신적인 제품을 “실수 없이, 벤치마킹해서, 재빠르게” 만들어 쫓아가던 [패스트 팔로어] 전략은 사실 우리나라가 급진적인 경제 성장을 이룩하는데 주요했던 전략이었습니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해 해외 직구까지 가능해진 디지털 혁명, 물건이 넘쳐나는 포화상태, 그리고 차별화의 원천으로 작용하던 기술력이 상향 평준화 되면서 점점 동력을 잃어가고, 최근에는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습니다. 과거 선진국 입장에선 폭풍 성장했던 한국의 기술력에 긴장할 수밖에 없었겠지만 현재 우리나라 역시 후발국에서 쏟아져 나오는 가성비 좋은 제품에 밀려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죠.
세계 유례없는 경제 성장을 이룩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놓친 것은 무엇일까요? [퍼스트 무버]로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 나가는 기업들과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왜 우리나라 기업들 중에는 사람들이 강한 애정과 애착을 느끼는 브랜드가 없는 것일까요?
문제가 명확해야 해결 방법이 심플해집니다.
모든 문제의 해답은 그것이 실제로 사용되는 현장과, 사용하는 고객에게 있습니다. 문제에 대한 단서는 한국 사람들에게 좋아하는 브랜드에 대해 물으면 십중팔구 애플, 스타벅스, 나이키, 이케아 등 외국 브랜드를 꼽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브랜드를 사용하며 자부심을 느끼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른 이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하기도 하고 실수와 단점에도 관대하게 반응한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오랫동안 대중의 사랑을 받는 기업들의 공통점을 보면 고객이라는 단순하면서 가장 기본적인 진리에 대해 늘 촉각을 곤두세우고, 불만과 불편 사항을 개선해 나가는 기업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기업들은 지속적으로 고객에게 사랑을 받으며 브랜드로써 가치를 축적해 나갑니다.
이제 대한민국 기업들도 더 이상 [패스트 팔로어]가 아닌 [퍼스트 무버]로 세계 시장을 리딩 할 수 있는 사고의 확장과 본질에 대한 깨달음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가 지금 위기를 겪고 있는 이유는 사람이 원하는 경험이나 욕구가 무엇인지 알아보는 것을 배제한 채 [퍼스트 무버]가 만든 제품을 모방성을 기반으로, 만드는 것에만 집중했기 때문입니다. 즉, “왜 하는가?”, “무엇 때문에?”, “우리가 되고 싶은 것은 무언인가?”, “우리는 누구의 어떠한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에 해당하는 본질적인 질문이 생략된 것이 가장 큰 문제이자, 실마리를 푸는 단서가 아닐까요. 사람은 누구나 행복과 만족을 위해, 또는 자신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무언가를 소비하는 것입니다. 결국 모든 기업의 성패는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던 욕망을 인식 시켜주고 소비라는 솔루션을 통해 ‘행복’과 ‘해결책’을 얼마나 만족스럽게 제공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과거에 비해 사람들의 교육 수준은 높아졌고, 인터넷을 통해 구할 수 있는 정보의 양도 많아졌습니다. 이제 우리는 변화된 환경 속에서 변하지 않은 사람에 대해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해야 하고, 정직하고 진실 되게 마주해야 하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사회적으로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이유도 사람의 행동에 대한 인과관계를 찾고, 이해하는데 실마리가 되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