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출판된 『트렌드 코리아 2017,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에서는 10대 트렌드 키워드 중의 하나로 ‘영업의 시대가 온다(Key to Success: Sales)’를 선정했다. 소비자의 욕구가 끊임없이 변화하고 새로움을 추구함에 따라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도래했지만, 역설적이게도 고객과의 접점에서 매듭을 짓는 인적 영업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고 발표한 것이 눈에 띈다.
사실 영업은 처음부터 기업 경영의 요체였다.
제품 판매를 위한 가장 중요한 활동인 영업은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을 낮추기도 높이기도 하며 기업의 매출을 일으키는 절대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비즈니스의 꽃’이라고도 불린다. 상대방의 감정과 심리를 파악하고 원하는 것을 제공해줌으로써 마음을 얻는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아직 일부에서는 영업을 단순히 제품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업무로 이해한다.
자사 제품이 고객에게 호응을 얻고, 구매한 고객이 다시 찾고, 적극적으로 다른 고객을 소개해주는 순조로운 과정은 모든 기업의 궁극적인 목표이다. 따라서 이 과정에 최초로 투입되는 영업직원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유효고객을 만나느냐가 매우 중요한 목표가 된다. 비즈니스에서 시간과 노력은 결국 재무적인 비용투자와 맞닿아 있다. 즉 영업력은 차별화된 제품이 있다면 고객을 만날 수 있는 유효 행동량을 높이는 것이 관건인 것이다. 그것을 간단히 공식화하면 아래와 같다.
영업력 = 차별화된 제품 x 유효 행동(시간)
그러나 현실적으로 영업사원들이 하루에 주어진 시간으로 만날 수 있는 고객의 수는 한계가 있다. 영업사원의 시간만큼 고객의 시간도 중요하므로 평균적인 시간 패턴에 맞출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점심 식사 시간을 제외하고 보편적으로 하루 8시간이 동일하게 주어지는 셈이다. 이 시간도 본사 회의, 보고서 작성, 이동 시간 등을 제외하면 많아야 4시간 정도가 고객과 만나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시간인 것이다. 한 달에 최대 몇 명의 고객을 만날 수 있을지, 또 한 그들을 만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는지 조금만 계산해보면 답이 나온다.
더욱이 일방적으로 약속을 잡거나 무작정 찾아가는 행동은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기 때문에 미팅이 성사되기 전까지 메일이나 전화, 우편 등의 수단을 통해 지속적으로 알리고 각인 시키는 활동이 수반되어야 한다. 그러나 매일 쏟아져 들어오는 광고 메일과 발신자뿐만 아니라 어떠한 목적으로 전화했고, 몇 명이 스팸등록을 했는지까지 알려주는 기술의 발전은 그마저도 쉽지 않은 시대가 된 듯하다.
사실 영업사원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큰 목소리와 현란한 말솜씨로 물건을 사도록 부추기고, 나의 영역에 무례하게 들어와 전단지를 배포하고 사생활을 침해하는 상황이 연상된다. 자꾸 권하면 왠지 싫어지고, 사는 것은 좋아해도 판매 당하는 것은 싫어하는 게 사람들이 보편적인 심리이다. 그런 이유로 영업부는 항상 주어진 시간으로 최대의 고객을 만날 수 있는 방법과 거부감 없이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는 대책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전시회는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전시회는 이 과정의 시간과 노력을 절감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단시간에 많은 고객을 대면하는 기회가 제공되고, 불특정 다수가 아닌 우리 제품 분야에 관심 있는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몰려오기 때문에 그토록 어려운 영업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그것은 비용 절감 효과와도 맞닿아 있는 것이다. 더욱이 그들의 영역도 아니고, 기업의 영역도 아닌 환경은 다소 설레기도 하고, 서로 부담 없이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마음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긍정적인 상담과 좋은 결과로 연결되는 장점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