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이치를 따지다보면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와 많이 닮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연애에 비유하자면, 연애 초기 어떤 사람이 나와 어울릴까 고민하게 되고, 이내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이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는지, 평소에 어디서 무엇을 하고 어떤 관심사가 있는지 알아본다. 그 후에는 어떤 사람으로 보여 지게 될까 고민하고 호감을 얻기 위해 지속적으로 자신을 어필한다. 이와 함께 다양한 방법으로 스스로를 노출하고 기뻐할만한 선물과 이벤트를 하게 되는데 이러한 일련의 흐름은 시장을 세분화 하고, 목표 시장을 선정한 후, 인식과 호감을 만드는 마케팅의 과정과 동일하다. 결국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관심을 갖고, 호감을 얻기 위해선 친구와 가족같이 고객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수반되어야 하는 것이다.
숙박 공유 플랫폼으로 창업 10년 만에 기업가치 300억 달러를 돌파한 에어비앤비는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그런 그들도 사업 초기 호기롭게 런칭한 사이트가 빚만 떠안고 냉담한 현실에 직면하게 되면서 수많은 걸림돌과 마주하게 되는데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권위 있는 스타트업 ‘발사대’인 <와이 콤비네이터라(Y Combinator)>는 회사를 만나며 심폐소생을 받게 된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자!’라는 모토를 가진 와이 콤비네이터는 완벽한 스타트업 학교로써 들어가는 과정이 쉽지 않은 만큼 합격을 하게 되면 수천달러의 자금을 지원 받고, 수준 높은 운영 지원 등의 혜택을 제공받는다. 에어비앤비는 당시 와이 콤비네이터의 대표로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워내며 ‘스타트업의 구루(Guru)’, ‘스타트업의 신(Startup God)’이라고 불리는 폴 그레이엄을 만나두가지의 교훈을 배우게 된다.
“서비스가 괜찮다고 여기는 고객이 100만 명 있는 것 보다, 서비스를 사랑하는 100명의 고객이 있는 게 훨씬 낫다.”
“고객이 있는 곳에 해답이 있다!”
언뜻 보면 규모와 성장을 우선시 하는 실리콘밸리와는 어울리지 않는 말인 것 같지만 기본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여 서비스를 사랑하는 100명이 생기면 점차 고객이 고객을 불러오게 된다는 의미와, 서비스를 사랑하는 고객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들이 있는 곳에서 그들이 겪고 있는 고충을 발견해야 한다는 지혜가 담긴 말이다.
전시회는 이 두 가지의 교훈을 실행하기 효율적인 역할을 한다.
전시장은 기본적으로 트렌드에 민감한 사람들에게 관심이 높다. 준거집단 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대중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그들을 직접 대면하여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것은 우리 제품의 공짜 영업사원을 만들어 내는 것과 같다. 혁신의 아이콘인 스티브잡스 또한 1977년 4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컴퓨터 박람회에서 키보드와 모니터까지 갖춘 말끔한 컴퓨터로 사람들을 놀라게 만들었고, 전시회를 기점으로 그 해 6월 첫 판매를 시작하게 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또한 신제품 프레젠테이션에서 얼리어답터들을 모아놓고 발표하는 것도 의도된 활동이라고 볼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권위자, 선구자, 전문가, 지도자의 의견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시간은 곧 돈이다.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주어진 시간을 열심히가 아닌,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는가가 관건이다. 기본적으로 전시회를 한번 치르는 동안 겪게 되는 다양한 기획 활동과 접객을 통한 직접적인 대화는 값을 매길 수 없는 엄청난 경험으로 보상받는다. 세계적인 기업들이 전시회를 마케팅 프로그램의 필수 항목으로 활용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